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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백일까지 | 2008. 7. 22. 14:40

헤티 판 더  레이트, 프란스 X. 프로에이,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 북폴리오

이 책은 부제만 보면 영재교육법 책 같지만(0~20개월까지, 꼬마 아인슈타인을 위한 두뇌육아법) 실제로는 엄마들에게 용기를 주는 책이다. 아기를 키우면서 맞닥뜨리는 여러 상황들과 기분을 너무나 잘 묘사하고 그것들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것을 이야기해주어 엄마들이 잘해내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이 책의 중요한 메시지는 아기가 유난히 울거나 보채는 시기에는 아기가 다음 단계로 도약하려 한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라는 것이다.
요즘 지훈이는 계속 엄마 젖을 물고 있으려고 하거나 잘 보채는데 하루 종일 그러고 있자니 너무 지쳐서 지난주 금요일인가에는 허벅지를 손바닥으로 한 번 맴매하고 말았다. 애가 동네가 떠나가라 우는데, 너무 마음이 아파서 금방 안아서 달래주었다. 그러고도 죄책감에 시달려서 새벽 3시가 넘어서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어느 블로그에서 이 책을 보고 남편에게 주문해달라고 했는데 드디어 오늘 읽게 되었다. 지훈이는 이 책에 나오는 도약 3단계인 11~13주에 해당하니까 그 부분을 읽어보았다. 그런데 놀랍도록 지금 내가 맞닥뜨리는 상황과 기분을 잘 묘사한 내용이었다. 볼드체로 된 부분이 지훈이의 상황을 잘 나타내준다.

"도약의 시작: 엄마에게 집착하기
모든 아기는 이제 더 자주, 더 길게 운다. 물론 정도와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어떤 아기는 도저히 달랠 수 없을 정도고, 어떤 아기는 평소보다 더 매달리거나 칭얼대고 기분이 오락가락한다. 어떤 아기는 주로 밤에 괴로워하고, 어떤 아기는 낮 동안 심하게 보챈다. 모든 아기는 안거나 업고 왔다갔다하면서 춤을 추거나 아기에게만 관심을 쏟아주면 훨씬 덜하다. 그러나 예전과 달리 작은 일에도 곧장 다시 칭얼대거나 울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지훈이의 상황을 잘 묘사했다.

"아기가 엄마 곁에 있으려 한다는 걸 어떻게 알까?
더 많은 관심을 요구하는가? 아기는 더 이상 혼자 놀려고 하지 않는다. 아기는 엄마의 주의집중을 원한다. 엄마는 아기 곁에서 계속 아기를 쳐다보고 아기와 이야기를 해야 한다."

"잘 먹지 않는가?
젖 먹을 시간을 스스로 조절하는 아기는 이제 하루 종일 엄마 젖을 물고 있으려고 한다. 하지만 젖을 양껏 먹지는 않는다.
아기는 먹지는 않고 위안삼아 젖꼭지나 인공 젖꼭지를 물고 있는 것이다."

"잘 자지 않는가?
… 어떤 아기는 낮잠도 자지 않는다. 잠들었다가도 금방 다시 깬다. 그리하여 많은 아기는 일과가 뒤죽박죽이 되어버린다. 수면과 수유 리듬이 깨져버린다."

"엄지손가락을 더 자주 빠는가?
어떤 아기는 더 자주, 더 오래 엄지손가락을 빤다. 엄마 다음으로 그것을 위안거리로 삼는 것이다. 이런 아기는 소리 지르며 울어대는 대신 손가락을 빤다."

이제부터는 엄마의 상황을 알려주는데 나와 너무 흡사해서 읽으면서 위안을 얻었다.

"걱정과 헷갈림
엄마는 걱정이 태산이다
아기가 더 매달리고, 더 많이 울고, 잘 자지 않고, 먹는 것도 평소 같지 않고, 옹알이도 안 하고, 혼자 놀지도 않고 칭얼대면 엄마는 걱정을 한다. 엄마는 아기가 더 나아지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 엄마는 자신이 뭔가 잘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기가 뭔가 이상한 것은 아닌지 걱정을 한다. … 그러나 원인을 찾지 못한다. 아기는 자신이 계속 다음 단계로 도약하며 발전하고 있다는 걸 알리는 것뿐이다. 도약에는 아픔이 뒤따른다. 엄마는 아기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아기를 도울 수 있다."

"엄마는 화가 난다. 많은 엄마는 수면과 수유 시간이 뒤죽박죽되는 것을 참기 힘들어한다. 계획은 계속 엉망이 되고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눈치가 보인다. 엄마는 이리저리 휘둘리는 느낌이다. 엄마의 직관은 아기가 울 때마다 아기를 안아주고 돌봐야 한다고 말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다른 사람들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특히 이 부분에서 내 상황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친 엄마가 주변의 뒷받침은커녕 헛된 충고만 듣게 되면 스트레스가 너무나 커져서 아기를 필요 이상으로 거칠게 대할 수 있다. 엄마가 아기를 때리는 경우는 거의 이런 시기이다. 그것은 엄마가 아기를 싫어해서가 아니라 아기의 건강을 염려하고 주변의 비난이 두려워서이다. 엄마는 혼자 문제들을 짊어지고 있다고 느낀다."

지훈이는 도약 3단계에 아기들이 보여주는 발전된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크게 소리 지르면서 웃는다거나, 젖을 먹을 때 젖을 꽉 쥐고 먹는다거나, 계속 주변을 관찰하고, 엄마 유두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손으로 만지는 등의 행동을 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용기를 얻었다. 지훈이가 울거나 보채도 그것을 힘들게 여길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함께 있어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이다. 반드시 아기를 완벽하게 평온한 상태로 있게 해주어야 한다는, 울거나 보챌 때 금방 달랠 수 있어야 한다는 강박을 벗고서 아기에게 "함께 있어주기"를 시도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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